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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35세 경조사비 현실 — 축의금 적정 금액과 인간관계 정리

빅메모·

오늘의 한 줄 요약 (Today's Memo) 올해 들어 청첩장이 여덟 장 왔다. 축의금 적정 금액은 관계에 따라 정하면 되지만, 진짜 고민은 액수가 아니라 '이 사람과 나는 지금 어떤 사이인가'였다. 경조사비 부담을 계기로 결국 인간관계 정리에 손을 댔다.

35세에 경조사비가 부담스러워지는 건 당연한 일일까요?

결론부터 적는다. 당연한 일이 맞다. 35세는 주변이 한꺼번에 결혼하는 나이대고, 그만큼 청첩장과 축의금이 몰린다. 그러니 경조사비 부담을 느끼는 게 유별난 게 아니다. 실제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993명에게 물었더니 79.1%가 경조사비로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아시아경제). 열 명 중 여덟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내가 이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은 두 가지다. 첫째, 축의금 적정 금액은 2026년 기준으로 5만 원이 최소, 10만 원이 표준, 그 이상은 친밀도에 따라 올라간다. 둘째, 경조사비는 돈 문제인 동시에 관계 문제다. 매달 통장에서 축의금이 빠져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이 사람 결혼식에 왜 가지' 하는 질문이 따라온다. 그 질문이 나에게는 인간관계 정리, 요즘 말로 인맥 다이어트의 시작점이었다.

담담하게 적어보려 한다. 누구를 손절했다는 무용담은 아니다. 그냥 35세 직장인 한 명이 축의금 봉투를 몇 번 채우다가, 자기 인간관계를 한 번 들여다본 기록이다.

Fact — 올해 청첩장이 여덟 장 왔고, 축의금 적정 금액을 매번 계산했습니다

먼저 팩트부터.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나에게 온 청첩장은 여덟 장이다. 이 중 실제로 결혼식에 간 건 다섯 번, 봉투만 보낸 게 세 번이다. 회당 평균 지출을 계산해 보니 얼추 9만 원 선이었다. 단순 곱셈으로 70만 원이 조금 넘는다. 여기에 부의금이 두 번 더 있었으니, 올 한 해 경조사비만 80만 원을 넘겼다.

예전 한 언론 보도에서 직장인이 연간 140만 원 정도를 경조사비로 쓴다는 통계를 본 적 있는데, 그 땐 남 얘기 같았다. 지금은 아니다. 물가가 오른 만큼 지금은 그보다 더 나갈 사람도 많을 것이다.

특히 5월과 10월이 무서웠다. 결혼식이 몰리는 시즌이라 주말마다 봉투를 준비했다. 어떤 주말은 토요일 오전에 한 곳, 오후에 한 곳을 겹치기로 다녔다. 오전 식장에서 10만 원, 오후 식장에서 10만 원. 하루에 20만 원이 나갔다. 그날 저녁 집에 와서 가계부를 켰을 때, 지출 항목에 '경조사비'만 빨갛게 떠 있었다. 월급날은 아직 멀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축의금 자체가 아까운 건 아니다. 사람 사는 일에 돈이 드는 건 당연하다. 다만 이게 예측 불가능하게, 그것도 목돈으로 한꺼번에 빠져나가니까 계획이 흔들리는 거다. 적금은 정해진 날에 나가지만 청첩장은 예고 없이 온다. 그게 경조사비 부담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축의금 적정 금액, 2026년 기준은 얼마일까요?

축의금 적정 금액은 2026년 기준 5만 원이 최소 단위, 10만 원이 친분 있는 사이의 표준이다. 왜냐하면 결혼식장 식대 자체가 올랐기 때문이다. 전국 평균 1인당 식대가 8만 5천 원 수준이고, 서울 강남권 예식장은 1인당 9만 원을 넘어섰다(아시아경제). 호텔 웨딩이면 식대가 10만~15만 원대까지 올라간다. 쉽게 말해서, 내가 참석해서 밥을 먹는 순간 5만 원으로는 식대도 못 맞추는 경우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래서 요즘은 참석해서 식사까지 하면 10만 원이 기본선이 됐다. 인크루트가 직장인 844명에게 물은 설문에서도 직장 동료 결혼식 적정 축의금으로 10만 원을 꼽은 응답이 61.8%로, 5만 원(32.8%)을 크게 앞질렀다(다음/경향). 몇 년 전만 해도 협업으로만 엮인 동료는 5만 원이 다수였는데, 그 기준이 통째로 한 칸 올라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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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별 축의금 기준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내가 실제로 봉투를 채우면서 쓴 기준은 대략 이랬다.

  • 안 가고 마음만 전할 때: 5만 원
  • 얼굴만 아는 직장 동료, 참석: 10만 원
  • 친한 친구, 참석: 10만~20만 원
  • 오래 본 절친이거나 부부 동반 참석: 15만~20만 원

여기서 하나 배운 것. 액수를 정할 때 4와 9는 피한다. 4는 죽을 사(死), 9는 아홉수를 떠올리게 해서 경조사에서는 관습적으로 안 쓴다. 홀수(3·5·7)와 10 단위로 맞추는 게 안전하다. 나도 예전에 아무 생각 없이 9만 원을 넣을 뻔했다가 뒤늦게 10만 원으로 바꾼 적 있다.

정리하면 축의금 기준은 '내가 그 식장에 가서 밥을 먹느냐'와 '그 사람과 얼마나 가까우냐' 이 두 축으로 거의 다 결정된다. 복잡하게 생각 할필요가 없다.

Feeling & Insight — 돈보다 힘든 건 '이 사람과 나는 지금 어떤 사이인가'였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생각과 감정이다. 축의금 액수는 사실 검색 몇 번이면 답이 나온다. 진짜 나를 붙잡은 건 봉투에 얼마를 넣느냐가 아니라, 봉투를 넣을지 말지였다.

여덟 장의 청첩장 중에 세 장은 솔직히 반갑지 않았다. 한 명은 대학 때 같은 조 하고 5년 넘게 연락 한 번 없던 사이였다. 카톡 목록을 한참 내려서야 프로필을 찾았다. 결혼한다는 연락이 5년 만의 첫 연락이었다. 또 한 명은 예전 직장에서 스쳐 지나간 사람인데, 단체 청첩장 링크가 왔다. 이름 뒤에 '님'이 붙어 있었다.

이런 청첩장을 받을 때 마다 묘한 기분이 든다. 축하하는 마음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 그보다 먼저 '나를 인원수로 세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돈이 아까운 게 아니라 관계가 헐겁다는 게 드러나서 씁쓸한 거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정말 오래된 친구가 결혼한다며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 링크가 아니라 목소리였다. 요즘 뭐 하고 지내냐고, 밥 한번 먹자고, 그러다 결혼 얘기를 꺼냈다. 같은 청첩장인데 온도가 완전히 달랐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부담을 느끼는 대상은 축의금 자체가 아니라, 관계가 사라진 자리에 청구서만 남은 상황이었다는 걸.

그러니까 경조사비를 계기로 나는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분류하게 됐다.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우리는 이미 마음속으로 다들 그렇게 하고 있다. 다만 축의금이라는 숫자가 그 분류를 눈앞에 드러낼 뿐이다.

인간관계 정리, 인맥 다이어트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인간관계 정리를 진지하게 생각했다. 인맥 다이어트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더라. 30대가 되면 인간관계가 갑자기 정리되는 이유가 있다는데, 핵심은 두 가지라고 한다. 연락하지 않으면 끝나는 관계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 그리고 싫은 사람에게까지 잘 보일 에너지가 사라진다는 것(스레드 인용 정리).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한 언론은 SNS로 원치 않는 인맥까지 연결되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젊은층이 늘었고, 그래서 연락처를 삭제하거나 계정을 언팔로우하는 인맥 다이어트를 한다고 전했다(아시아경제). 나이를 먹을수록 누가 미워서가 아니라 만남의 의미를 못 찾아서 멀어진다는 대목이 특히 남았다. 미움이 아니라 무의미. 그게 정확한 표현이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나는 손절을 결심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냥 애써 붙잡지 않기로 한 것이다. 5년 만에 청첩장으로 온 사람에게는 5만 원을 계좌로 보내고 축하 메시지를 짧게 남겼다. 가지 않았다. 그게 지금 우리 사이에 맞는 거리였읍니다. 무리해서 식장에 가고 10만 원을 내고 어색하게 밥을 먹는 것보다, 서로에게 그게 더 솔직한 거였다.

관계를 정리한다는 게 냉정한 일은 아니더라고요

한때는 인간관계를 정리한다는 말이 좀 차갑게 느껴졌다. 사람을 손익으로 계산하는 것 같아서. 그런데 막상 해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남은 관계에 쓸 에너지가 생겼다.

정말 친한 친구 결혼식에는 15만 원을 넣고 하루를 통째로 비웠다. 사회를 봐달라기에 대본도 미리 써 갔다. 반대로 헐거운 관계는 헐거운 만큼만 성의를 표했다. 모든 청첩장에 똑같이 반응하려다 보면 정작 소중한 자리에서 마음도 지갑도 바닥난다. 관계마다 온도를 다르게 두는 것, 그게 나에게는 인간관계 정리의 진짜 의미였다.

한 달쯤 지나고 나서 카톡 친구 목록을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내려봤다. 1년 넘게 대화가 없던 이름이 절반이 넘었다. 그중 누구도 삭제하지는 않았다. 삭제까지 갈 필요도 없더라. 그냥 이름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정리가 됐다. 아, 이 사람과는 이제 이 정도 거리구나. 그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 인맥 다이어트는 요란한 손절이 아니라 이런 조용한 인정에 가까웠다.

물론 마음이 편하기만 한 건 아니다. 내가 누군가의 목록에서도 조용히 아래로 밀려나 있을 거라는 것도 안다. 관계는 쌍방이니까. 그래도 괜찮다. 서로 무리하지 않는 거리에서 각자 잘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결말이다. 30대 중반이 되니 그 정도는 받아들일수있다.

어떤 관계에 축의금을 얼마 내야 할까요? 한눈에 정리했습니다

경조사비 부담을 줄이려면 매번 고민하지 말고 나만의 기준표를 정해두는 게 낫다. 내가 올해 쓰면서 정리한 기준은 아래와 같다.

관계참석 여부축의금 기준인간관계 정리 관점
얼굴만 아는 사이·오래 끊긴 지인불참, 마음만5만 원애써 붙잡지 않기
협업 직장 동료참석·식사10만 원예의는 지키되 딱 거기까지
친한 친구참석·식사10만~15만 원관계 유지에 투자
절친·부부 동반참석·식사15만~20만 원시간까지 함께 비우기

표로 정리해두니 청첩장이 올 때마다 흔들리지 않는다. 이 사람이 어느 칸에 있는지만 판단하면 액수는 자동으로 나온다. 감정 소모가 확 줄었다.

한 가지만 덧붙이면, 이 표는 어디까지나 나의 기준이다. 지역이나 식장 수준, 나의 과거 축의금 이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예전에 그 사람이 내 경조사에 10만 원을 냈다면, 나도 그에 맞추는 게 도리다. 축의금은 결국 주고받는 기록이라서 그렇다.

그래서 나는 올해부터 축의금을 낼 때마다 메모 앱에 짧게 기록해 둔다. 날짜, 이름, 액수, 그리고 참석 여부. 별거 아닌데 이게 은근히 쓸모 있다. 나중에 그 사람 경조사가 생겼을 때 얼마를 냈는지 확인할 수 있고, 무엇보다 내 관계망을 숫자로 한 번씩 돌아보게 된다. 반대로 내 경조사에 왔던 사람도 따로 적어둔다. 받은 건 갚는 게 이 바닥의 기본 예의라서 그렇다.

돈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하는 게 야박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경조사비를 감정으로만 처리하면 결국 지치는 쪽은 나다. 기준을 세워두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매번 '얼마를 내야 하나,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그 소모전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주 묻는 질문

축의금 적정 금액은 얼마가 적당한가요? 2026년 기준 최소 5만 원, 표준 10만 원입니다. 참석해서 식사까지 한다면 식대가 오른 요즘은 10만 원이 기본선이고, 안 가고 마음만 전할 때 5만 원이 일반적입니다. 친밀도가 높으면 15만\~20만 원까지 올라갑니다.
친하지 않은 직장 동료 결혼식에는 얼마를 내나요? 참석해서 식사한다면 10만 원이 무난합니다. 인크루트 설문에서도 직장 동료 적정 축의금 1위가 10만 원(61.8%)이었습니다. 협업으로만 엮인 사이라 부담되면 불참하고 5만 원을 보내는 것도 실례가 아닙니다.
연락 끊긴 지인이 청첩장을 보내면 꼭 가야 하나요? 꼭 갈 필요는 없습니다. 관계의 거리에 맞게 성의를 표하면 됩니다. 오래 연락이 없던 사이라면 계좌로 5만 원을 보내고 축하 메시지를 남기는 선에서 충분합니다. 무리한 참석보다 솔직한 거리 두기가 서로에게 편할 때가 많습니다.
인간관계 정리, 인맥 다이어트는 어떻게 시작하나요? 누군가를 손절하는 게 아니라 애써 붙잡지 않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연락 빈도를 자연스럽게 줄이고, SNS 반응을 덜고, 소중한 관계에 에너지를 몰아주는 방식입니다. 미움이 아니라 우선순위 조정이라고 생각하면 죄책감이 덜합니다.
축의금에서 피해야 할 액수가 있나요? 4와 9는 피하는 게 관습입니다. 4는 죽을 사(死), 9는 아홉수를 연상시켜 경조사에서 쓰지 않습니다. 홀수인 3·5·7과 10 단위로 맞추는 것이 안전합니다.

결론 — 경조사비 부담은 관계를 다시 보라는 신호였습니다

정리한다. 35세의 경조사비 부담은 통장 문제이자 관계 문제다. 축의금 적정 금액은 5만 원 최소, 10만 원 표준이라는 기준만 잡으면 액수 고민은 끝난다. 남는 건 '이 사람과 나는 어떤 사이인가'라는 질문이고, 나는 그 질문을 인간관계 정리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헐거운 관계는 헐거운 만큼, 소중한 관계는 소중한 만큼. 그게 경조사비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경조사비가 부담스럽다는 건, 어쩌면 내 관계가 나도 모르게 넓게만 퍼져 있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다이어트가 몸을 가볍게 하듯, 인맥 다이어트는 마음을 가볍게 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건 냉정함이 아니라 정직함에 가깝다.

돌이켜보면 20대의 나는 인맥이 넓은 걸 능력처럼 여겼다. 연락처에 이름이 많을수록 잘 사는 것 같았다. 35세가 되니 정반대다. 몇 명 안 되더라도 진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가 훨씬 중요해졌다. 청첩장 여덟 장이 나에게 가르쳐 준 건 결국 그거였다. 넓이가 아니라 깊이. 그리고 그 깊이에 내 돈과 시간을 쓰는 게 아깝지 않다는 확신.

내년에도 청첩장은 올 것이다. 아마 올해만큼, 어쩌면 더 많이. 그래도 이제는 예전처럼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기준표가 있고, 관계를 보는 나만의 온도계가 생겼으니까. 축의금 봉투를 채우는 손이 한결 가벼워졌다.

Action Plan: 오늘 저녁, 관계별 축의금 기준표를 메모 앱에 한 장 만들어 두고 다음 청첩장이 오면 그 표대로만 반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