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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엑셀 가계부 6개월 기록 — 뱅크샐러드·토스 가계부 앱과 비교하고 내린 결론

빅메모·

Today's Memo

엑셀 가계부를 6개월 썼다. 중간에 뱅크샐러드, 토스, 편한가계부를 각각 한 달씩 병행해봤다. 결론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었다. 기록은 앱이 하고 판단은 엑셀이 한다. 이 분담을 정하고 나서야 가계부가 처음으로 6개월을 넘겼다.

엑셀 가계부와 가계부 앱 중 어느 쪽이 나은가. 6개월을 써보고 내린 답은 앱은 수집 도구이고 엑셀은 판단 도구라는 것이다. 둘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지난 8년 동안 가계부를 네 번 시작했고 네 번 다 3주 안에 그만뒀다. 이번이 다섯 번째다. 6개월을 채운 건 처음이라 기록해둔다. 숫자는 전부 실제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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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 — 엑셀 가계부 6개월치 숫자

시작 조건

35세, 1인 가구, 서울 거주. 월 실수령액 341만 원. 전세 대출 이자와 관리비를 포함한 주거 고정비가 매달 나간다. 이 상태에서 "돈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1년 넘게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통장 잔고는 아는데 왜 그 잔고인지를 설명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연말정산 때 카드 사용액 합계를 보고 놀란 것이 직접적인 계기다.

시트 구조

거창하게 만들지 않았다. 시트 세 개다.

  • 입력 — 날짜, 금액, 대분류, 소분류, 결제수단, 메모. 여섯 칸이 전부다
  • 월별요약 — SUMIFS로 대분류별 합계를 자동 집계
  • 고정비 — 매달 같은 날 같은 금액으로 나가는 것만 따로 관리

처음에는 칸을 열 개 넘게 만들었다. 3주 만에 입력이 귀찮아져서 네 개를 지웠다. 가계부가 죽는 가장 흔한 이유는 입력 항목이 많아서다. 이건 네 번의 실패에서 이미 배웠어야 했는데 다섯 번째에야 적용했다.

월별 지출

월총지출식비고정비특이사항
1월243만 원58만 원104만 원
2월198만 원49만 원104만 원설 연휴, 집에 있음
3월221만 원61만 원104만 원
4월256만 원66만 원107만 원건강검진 8만 원
5월305만 원71만 원104만 원경조사 3건
6월212만 원55만 원104만 원

6개월 평균 총지출 239만 2천 원. 실수령액 대비 70.1%다. 저축률로 환산하면 29.9%. 목표로 삼았던 40%에 한참 못 미친다.

고정비 104만 원의 내역

매달 거의 같은 금액으로 나가는 것만 따로 뽑았다.

항목금액
전세 대출 이자51만 원
관리비·공과금17만 원
보험료18만 6천 원
통신비5만 5천 원
연금저축 자동이체8만 원
구독 서비스3만 4천 원
합계103만 5천 원

총지출의 43%가 고정비다. 이 표를 만들기 전까지 나는 고정비를 "월세 비슷한 것" 정도로만 뭉뚱그려 알고 있었다. 보험료 18만 6천 원이 통신비의 세 배가 넘는다는 것도 여기서 처음 봤다.

고정비의 의미는 줄이기 어렵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한 번 줄이면 그게 12개월간 유지된다는 데 있다. 통신비를 알뜰폰으로 바꿔서 2만 원을 줄이면 연 24만 원이다. 배달을 한 번 참는 것과는 계산의 단위가 다르다.

데이터에서 나온 세 가지

첫째, 식비 평균이 60만 원이다. 이 중 배달이 21만 원, 편의점이 9만 원이었다. 배달은 월 12~14회 수준이고 건당 1만 5천 원 정도다. 주말 저녁에 몰려 있다.

둘째, 변동이 가장 큰 항목은 경조사였다. 5월 한 달에 3건이 겹쳐 45만 원이 나갔다. 6개월 합계 112만 원. 이건 줄일 수 있는 성질의 지출이 아니라 예측해서 미리 떼어놔야 하는 항목이다.

셋째, 구독료 합계가 월 3만 4천 원이었다.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클라우드 두 개, 그리고 기억에 없던 사진 편집 앱 하나. 마지막 것은 11개월째 결제되고 있었다. 2만 2천 원이 아니라 24만 원을 낸 셈이다.

저축률 29.9%를 어떻게 볼 것인가

실수령액 341만 원에서 239만 원을 쓰고 102만 원이 남는다. 이 중 연금저축 8만 원은 고정비에 이미 잡혀 있으니 실제로 통장에 쌓이는 건 월 94만 원 정도다.

목표는 40%였다. 달성하려면 총지출이 205만 원이어야 한다. 6개월 중 그 아래로 내려간 달은 2월 한 번뿐이고, 그것도 설 연휴에 본가에 있어서 식비와 교통비가 통째로 빠진 달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구조에서 40%는 현실적인 숫자가 아니다. 목표를 못 지킨 게 아니라 목표를 잘못 잡은 것에 가깝다. 6개월 데이터를 보기 전에는 이 판단을 할 근거 자체가 없었다.

3개월째 생긴 문제

엑셀의 한계가 나온 건 3개월째였다.

카드 명세서 합계와 엑셀 합계가 매달 3~7만 원씩 차이 났다. 원인을 찾는 데 한 시간 넘게 걸렸는데, 누락된 건 대부분 소액 간편결제였다. 지하철 교통카드 충전, 카카오페이로 낸 더치페이, 편의점 3천 원짜리. 금액이 작아서 그 자리에서 입력하지 않고 나중에 몰아 쓰다가 빠진 것들이다.

여기서 방향을 바꿨다. 입력을 더 성실히 하는 쪽이 아니라, 입력을 기계에 넘기는 쪽으로.

Fact — 가계부 앱 세 개를 한 달씩 써봤다

뱅크샐러드

4월 한 달 썼다. 계좌와 카드를 연동하면 거래 내역이 자동으로 들어오고 카테고리도 알아서 분류된다. 자산 관리 쪽 기능이 강해서 예금, 적금, 대출, 보험까지 한 화면에 모인다.

좋았던 건 카테고리별 예산 설정이다. 식비 예산을 55만 원으로 걸어두면 초과 시점에 알림이 온다. 5월 경조사 3건이 겹쳤을 때 이 알림이 먼저 울렸다.

불편했던 건 분류 정확도다. 자동 분류가 완벽하지 않아서 수정할 일이 꽤 생겼다. 특히 상호명이 애매한 결제는 엉뚱한 카테고리로 들어간다. 그리고 자산 전체를 한 앱에 연동한다는 점이 심리적으로 계속 걸렸다.

토스

5월에 썼다. 별도 앱을 깔 필요가 없다는 게 가장 컸다. 이미 송금하려고 매일 여는 앱 안에 소비 내역이 들어와 있다.

자동 분류는 셋 중 가장 정확했다. 한 달 동안 내가 수동으로 고친 건 다섯 건 정도다. 대신 분석의 깊이는 얕다. 이번 달에 얼마 썼는지, 어디에 썼는지까지는 보여주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를 따져보기엔 부족했다.

정리하면 토스는 가계부 앱이라기보다 소비 내역 뷰어에 가깝다. 그런데 나에겐 그게 딱 필요한 기능이었다.

편한가계부

6월에 썼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가계부 앱 중 하나고 다운로드 수도 압도적이다. 통계 화면이 원그래프, 막대그래프, 선그래프로 나뉘어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수동 입력 기반이라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직접 찍어 넣기 때문에 지출을 인지하게 되는 효과는 확실히 있다. 다만 그건 내가 엑셀에서 이미 겪은 실패 지점이기도 했다. 나는 수동 입력을 지속할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게 이미 증명된 상태였다.

무료 버전에는 광고가 붙고 PC 동기화에 제약이 있다. 광고 제거와 전체 동기화는 유료다. 연 2만 4천 원 수준이면 비싸다고 할 금액은 아니지만, 내가 쓰는 방식에서는 값을 할 것 같지 않았다.

세 앱 비교

자동 연동분류 정확도분석 깊이이런 사람에게
뱅크샐러드강함보통가장 깊음자산 전체를 관리하려는 사람
토스강함가장 정확얕음이미 토스를 매일 여는 사람
편한가계부제한적—통계 다양손으로 적어야 인지되는 사람
엑셀없음—내가 만든 만큼기준을 직접 정하려는 사람

Feeling & Insight — 앱이 더 편한데 왜 엑셀을 못 버렸나

세 앱 모두 엑셀보다 편했다. 입력 부담이 사실상 없고, 누락도 없다. 그런데 한 달씩 쓰고 나서 매번 엑셀로 돌아왔다. 이유를 생각해봤다.

앱은 내 지출을 보여주지만 내 기준을 물어보지 않는다.

앱의 카테고리는 앱이 정한 것이다. 나에게 '식비'는 한 덩어리가 아니다. 회사 근처에서 어쩔 수 없이 쓰는 점심값과, 금요일 밤에 시키는 배달은 성격이 완전히 다른 돈이다. 전자는 고정비에 가깝고 후자는 오락비에 가깝다. 엑셀에서는 이걸 내 마음대로 나눌 수 있는데 앱에서는 그게 안 된다.

두 번째 이유는 더 단순하다. 앱은 보기만 하고 넘어가게 된다. 알림이 오면 확인하고 닫는다. 반면 엑셀은 열어서 뭔가를 해야 하는 물건이다. 월말에 요약 시트를 열고 숫자를 들여다보는 그 10분이, 6개월 중에 실제로 뭔가를 바꾼 유일한 시간이었다.

구독 하나를 11개월 동안 모르고 낸 것도, 배달비가 식비의 3분의 1이라는 것도, 앱 화면에서 발견한 게 아니라 엑셀 요약 시트를 보다가 알았다.

세 번째. 이건 좀 개인적인데, 자산 전부를 연동하는 게 계속 불편했다. 뱅크샐러드는 잘 만든 앱이지만 내 금융 정보 전체가 한 곳에 모인다는 사실 자체가 마음에 걸렸다. 합리적인 불안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불편하면 안 쓰게 된다는 건 확실하다.

정리하면 이렇다. 기록의 정확도는 앱이 압도적이고, 기준을 세우는 일은 엑셀에서만 됐다. 둘을 같이 쓰는 게 답이었는데 나는 6개월 동안 둘 중 하나를 고르려고 했다.

네 번의 실패와 이번의 차이

그만둔 네 번의 패턴이 전부 같았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2018년에는 종이 가계부였다. 2주 만에 가방에서 꺼내지 않게 됐다. 2020년에는 앱을 깔았는데 수동 입력이라 한 달을 못 갔다. 2022년에는 엑셀이었고, 항목을 열두 개로 만들어놨다가 3주 만에 손을 놨다. 2024년에는 다시 앱이었는데, 이번엔 반대로 자동 연동이라 아무것도 안 보게 됐다.

공통점은 매일 뭔가를 해야 하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매일 하는 일은 하루 빠지면 이틀 빠지고, 이틀 빠지면 밀린 양이 부담이 돼서 영영 안 돌아간다.

이번에 다른 건 주기다. 매일이 아니라 주 1회, 월 1회로 잘랐다. 일요일 저녁 15분은 빠져도 다음 주에 30분이면 복구된다. 복구 가능한 주기를 고른 것이 여섯 달을 넘긴 유일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돈을 관리하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었다. 안 하게 되는 조건을 피하는 문제였다.

Action Plan — 앞으로는 이렇게 쓴다

7월부터 적용한 방식을 적어둔다.

평일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토스에 쌓이는 소비 내역을 그냥 둔다. 입력도, 확인도 안 한다.

일요일 저녁에 15분. 토스 소비 내역을 열어서 그 주 지출을 엑셀 입력 시트에 옮긴다. 한 주에 30~40건 정도라 복사가 아니라 눈으로 보고 치는데도 15분이면 끝난다. 이때 내 기준의 소분류를 붙인다. 점심값과 배달을 나누는 작업이 여기서 일어난다.

월말에 30분. 요약 시트를 열고 세 가지만 본다. 저축률, 식비 안에서 배달 비중, 그리고 지난달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항목 하나.

분기에 한 번 구독 점검. 이건 달력에 반복 일정으로 박아뒀다. 11개월짜리 실수를 다시 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 방식으로 바꾸고 나서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일요일 저녁에 한 주를 옮겨 적다 보면 내가 그 주에 뭘 했는지가 같이 떠오른다. 수요일에 5만 8천 원짜리 결제가 찍혀 있으면 그날 누구와 저녁을 먹었는지가 생각난다. 앱 화면을 스크롤할 때는 없던 감각이다. 지출을 숫자로만 보지 않게 되는 것, 이게 수동 입력을 완전히 버리지 않은 실질적인 이유일지도 모른다.

구체적인 다음 목표는 하나다. 9월까지 식비를 월 50만 원 이하로, 그 중 배달을 10만 원 이하로 내린다. 총지출을 줄이겠다는 식의 목표는 8년 동안 한 번도 지켜진 적 없어서 이번엔 항목 하나만 잡았다.

자주 묻는 질문

엑셀 가계부와 가계부 앱 중 어느 쪽이 나은가요?

용도가 다르므로 병행이 낫다. 앱은 자동 연동으로 지출 누락을 없애는 수집 도구이고, 엑셀은 본인 기준으로 분류하고 판단하는 도구다. 6개월 동안 둘 중 하나만 쓰려고 했을 때는 각각 다른 이유로 실패했고, 앱으로 모아서 엑셀로 정리하는 방식으로 바꾼 뒤에야 유지됐다.

가계부 앱은 뱅크샐러드와 토스 중 뭘 쓰면 되나요?

자산 전체를 관리하고 예산 알림을 받고 싶으면 뱅크샐러드, 소비 내역만 간단히 보려면 토스다. 뱅크샐러드는 예금·적금·대출·보험까지 한 화면에 모이고 카테고리별 예산 설정이 가능하다. 토스는 자동 분류 정확도가 가장 높았고 별도 앱 설치가 필요 없다는 게 실질적인 장점이었다.

엑셀 가계부는 어떻게 만들어야 오래 쓰나요?

입력 항목을 다섯에서 여섯 개로 제한하는 게 핵심이다. 날짜, 금액, 대분류, 소분류, 결제수단, 메모면 충분하다. 처음에 열 칸 넘게 만들었다가 3주 만에 입력이 귀찮아져서 그만뒀고, 칸을 네 개 줄인 다음 버전이 6개월을 넘겼다. 집계는 SUMIFS 하나면 된다.

가계부를 써도 카드값과 금액이 안 맞는 이유는 뭔가요?

대부분 소액 간편결제 누락이다. 교통카드 충전, 더치페이 송금, 편의점 몇천 원짜리처럼 그 자리에서 입력하지 않고 넘어간 건들이 월 3~7만 원씩 쌓인다. 수동 입력으로 이걸 잡으려 하기보다, 자동 연동되는 앱에서 내역을 가져오는 쪽이 현실적이다.

가계부를 쓰면 실제로 지출이 줄어드나요?

기록만으로는 줄지 않았다. 6개월 평균 총지출은 239만 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11개월째 나가던 구독 하나를 찾아냈고, 배달비가 식비의 3분의 1이라는 걸 알게 됐다. 줄어든 것은 지출이 아니라 모르는 지출이었고, 목표를 세울 근거는 그다음에 생겼다.

결론 — 가계부 앱과 엑셀 가계부, 어느 쪽을 골라야 할까

정리하면 이렇다. 6개월 평균 총지출 239만 원, 저축률 29.9%, 식비 60만 원 중 배달 21만 원. 이 숫자를 얻는 데 엑셀이 필요했고, 이 숫자를 정확하게 만드는 데 앱이 필요했다. 앱은 기록을 대신해주고 엑셀은 기준을 만들어준다. 둘 중 하나를 고르려는 것이 지난 8년간 네 번 실패한 이유였다.

시작하는 사람에게 권하는 순서는 이렇다. 먼저 토스나 뱅크샐러드를 연동해 한 달치 소비 내역을 쌓는다. 그다음 그 한 달을 엑셀에 옮겨 적으면서 본인 기준으로 다시 분류해본다. 거기서 이상한 숫자가 하나쯤 나온다. 내 경우엔 구독료였다.

각 서비스는 뱅크샐러드, 토스, 편한가계부에서 직접 확인할수 있다. 엑셀은 굳이 템플릿을 받지 않아도 된다. 여섯 칸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