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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3년 묵은 PS5를 다시 켰다 — 6개월 118시간 기록과 스위치2·스팀덱 가격 비교

빅메모·

Today's Memo

3월에 옷장을 정리하다 2021년에 628,000원 주고 산 PS5를 꺼냈다. 마지막 실행 기록이 2023년 1월이었다.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118시간을 켰고 지출은 312,400원, 시간당 2,647원이다. 같은 기간 닌텐도 스위치 2를 새로 샀다면 758,000원, 스팀덱 OLED는 1,298,000원부터 시작한다. 가장 싼 콘솔은 이미 집에 있는 것이었다.

결론부터 적으면 35세에 게임을 다시 시작하는 비용은 기기값이 아니었다. 기기는 이미 있었고 내가 3년 동안 안켠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켜기까지 거쳐야 하는 동작이 너무 많아서였다. TV 입력을 바꾸고 컨트롤러를 충전하고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데 드는 시간이 실제로 게임하는 시간보다 길었던 날이 있었다.

35세, 1인 가구, 사무직 8년. 퇴근하면 대체로 9시고 그 뒤로 남는 시간이 두 시간 반쯤 된다. 그 두 시간 반을 6개월 동안 어디에 썼는지 기록했다. 아래 숫자는 전부 실제 값이다.

ps5-console-price-korea-2026

Fact — 3년 묵은 PS5를 다시 켜는 데 든 비용

꺼냈을 때 상태

3월 29일 토요일. 이사 준비로 옷장 위 칸을 비우다가 본체를 찾았다. 먼지가 손가락에 묻어날 정도였고 HDMI 케이블은 같이 없었다. 컨트롤러는 충전기에 꽂아도 표시등이 안 들어왔다.

  • 본체: 2021년 7월 구매, PS5 디스크 에디션, 628,000원
  • 마지막 실행: 2023년 1월 14일
  • 공백: 2년 2개월
  • 케이블: 분실
  • 듀얼센스: 완전 방전, 2시간 충전 후 정상 작동

케이블만 다시 사면 됐다. 쿠팡에서 12,000원짜리 HDMI 2.1 케이블을 주문했고 다음 날 도착했다.

4월 1일, 실제로 켜는 데 걸린 시간

여기서 처음으로 숫자를 적어뒀다. 전원을 누른 시점부터 게임 화면이 뜰 때까지 1시간 47분이 걸렸다.

단계소요 시간
본체 시스템 업데이트38분
계정 재로그인·2단계 인증11분
설치돼 있던 게임 3종 패치52분
TV 설정(HDR·VRR) 다시 잡기6분
합계1시간 47분

그날은 결국 20분 하고 껐다. 이게 3년 동안 안 켠 이유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한다. 평일 밤에 남는 두 시간 반 중 두 시간을 준비에 쓰면 남는 게 없다.

6개월 지출 명세

4월부터 9월까지 이 취미에 쓴 돈은 아래가 전부다.

항목금액비고
HDMI 2.1 케이블12,000원1회
PS Plus 에센셜 12개월86,400원4월 결제
게임 6종214,000원전부 세일가, 정가 합계는 389,000원
합계312,400원6개월

게임 6종은 평균 35,667원에 샀다. 정가로 샀으면 389,000원이니 175,000원을 세일로 아낀 셈이다. 이건 의도한 게 아니라 3년 늦게 시작해서 생긴 이득이다. 2022~2023년에 나온 게임들이 지금은 대부분 60~70% 할인 구간에 들어와 있다.

산 게임 6종, 실제로 얼마나 했나

게임구매가플레이결과
엘든 링29,700원41시간진행 중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39,900원33시간끝냄
스파이더맨 244,900원19시간끝냄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22,000원3시간멈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36,800원2시간멈춤
잇 테이크스 투40,700원4시간멈춤
합계214,000원102시간끝낸 건 2종

나머지 16시간은 2022년에 설치해뒀던 게임의 예전 세이브 파일을 여는 데 썼다.

이 표를 만들고 나서 알게 된 게 하나 있다. 제일 비싸게 산 게임이 제일 오래 한 게임이 아니었다. 44,900원을 준 스파이더맨 2보다 29,700원에 산 엘든 링을 두 배 넘게 했다. 반대로 22,000원짜리 호라이즌은 3시간에서 멈췄으니 시간당 7,333원이다. 세일 폭과 내가 실제로 붙잡는 시간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었다.

실제로 얼마나 했나

PS 앱의 주간 플레이 리포트를 매주 캡처해서 합산했다.

월플레이 시간실행 횟수
4월9시간6회
5월21시간11회
6월27시간14회
7월12시간7회
8월24시간12회
9월 (20일까지)25시간13회
합계118시간63회

312,400원을 118시간으로 나누면 시간당 2,647원이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 스탠다드가 월 13,500원이었고 내가 본 시간은 41시간이었다. 시간당 1,976원. 생각보다 차이가 크지 않았다.

7월에 12시간으로 떨어진 건 마감 때문이다. 헬스장을 끊고 안 갔던 때와 같은 패턴인데 차이가 하나 있다. 게임은 안 해도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미 산 기기고 구독료는 나가지만 월 7,200원이다. 이 구조가 오히려 6개월을 버티게 했다.

Fact — 지금 새로 시작하면 얼마인가

3년 전 가격으로 산 기기를 다시 켠 것과 2026년에 새로 진입하는 건 비용이 완전히 다르다. 올해 콘솔 가격이 전부 올랐다.

PS5

소니는 2026년 5월 1일부로 국내 권장소비자가격을 올렸다. PS5 디스크 에디션 948,000원, 디지털 에디션 858,000원, PS5 Pro 1,298,000원이다. 디지털 에디션은 598,000원에서 858,000원으로 43% 넘게 올랐다.

구독료도 올랐다. PS Plus 에센셜 12개월이 60,000원에서 86,400원으로 조정됬다. 스페셜은 145,800원, 디럭스는 171,000원이다.

즉 2026년에 PS5로 새로 들어오면 본체 858,000원 + 구독 86,400원 = 944,400원부터 시작한다. 내가 쓴 312,400원의 세 배다.

닌텐도 스위치 2

한국닌텐도가 9월 1일부터 본체 희망소비자가격을 648,000원에서 758,000원으로 올렸다. 11만 원 인상이다. 온라인 서비스 요금도 같이 조정됐다.

스팀덱

아시아 유통사 코모도가 6월 1일부로 가격을 올려 OLED 512GB가 1,298,000원, 1TB가 1,578,000원이 됐다. 최대 53만 원 인상이다. 밸브가 예약을 시작한 스팀 머신은 161만 원부터인데 한국 정식 판매는 아직 없다.

중고는 대안이 되나

가격이 이렇게 오르면 중고를 보게 된다. 8월에 중고 시세를 한 번 훑어봤는데 PS5 디스크 에디션이 대체로 60만 원대 후반이었다. 신품 948,000원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싸다.

다만 내 기준으로는 권하기 어렵다. 이유가 두 가지다. 콘솔은 팬에 먼지가 쌓이면 소음과 발열이 바로 올라오는데 이건 눈으로 확인이 안 된다. 그리고 보증 기간이 남아 있는지가 값 차이보다 중요하다. 30만 원을 아끼고 수리비로 20만 원을 쓰면 남는 게 없다. 내 본체는 2021년 신품이라 지금 고장 나면 그냥 내 손해인데, 5년을 아무 문제 없이 썼으니 그건 운이 좋았다고 본다.

비교 정리

선택지2026년 9월 진입 비용연 구독료이런 사람에게
집에 있는 PS5 재가동12,000원86,400원3~5년 전에 산 기기가 잠자고 있는 사람
PS5 디지털 신규858,000원86,400원TV 앞에 앉는 시간이 확보된 사람
닌텐도 스위치 2758,000원별도 온라인 요금이동 중에 하거나 둘이 같이 하는 사람
스팀덱 OLED 512GB1,298,000원없음이미 스팀 라이브러리가 쌓여 있는 사람

내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기기를 이미 갖고 있으면 그게 압도적으로 싸다. 새로 사야 한다면 플레이 장소가 결정한다. 나는 6개월 동안 63회를 전부 거실 TV 앞에서 했다. 이동 중에 한 적이 한번도 없었으니 나한테 휴대용은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Feeling & Insight — 왜 3년을 안 켰는지에 대한 답

준비 동작이 세 개를 넘으면 안 한다

4월 1일의 1시간 47분을 적어두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 숫자가 없었으면 나는 계속 "요즘 바빠서"라고 말했을 것이다.

5월 둘째 주에 세 가지를 바꿨다.

  • 본체를 자동 업데이트로 두고 절전 모드를 유지했다. 켜면 12초 안에 화면이 뜬다
  • 컨트롤러 충전 케이블을 TV 옆에 고정해뒀다. 찾는 동작을 없앴다
  • TV 입력을 PS5 쪽으로 기본값을 바꿨다. 넷플릭스를 볼 때 한 번 더 누르는 쪽으로 뒤집었다

셋 다 10분이면 되는일이었다. 5월 플레이 시간이 9시간에서 21시간으로 두 배 넘게 늘었는데 의지가 생긴 게 아니라 마찰이 줄어든 것이다. 헬스장 3개월권으로 다섯 번 운동했던 때와 결론이 같다. 문제는 항상 의지 바깥에 있었다.

재미보다 먼저 온 건 안도감이었다

6월에 예전 세이브 파일을 열었다. 2022년 11월에 저장된 데이터였고 중간까지 진행돼 있었다. 그 시점의 나는 이직 준비 중이었고 주말마다 이력서를 고치고 있었다. 세이브 파일에 찍힌 날짜를 보고 한참 앉아 있었다.

이건 기록으로 적어둘 만한 감정 같다. 취미를 다시 시작한다는 건 그 취미를 그만둔 시점의 나를 다시 만나는 일이었다. 좋은 감정만은 아니었다.

죄책감을 없애는 방법은 시간을 정하는 것이었다

처음 한 달은 게임을 하면서도 마음이 불편했다. 이 시간에 운동을 하거나 자격증 공부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계속 끼어들었다.

5월에 규칙을 하나 만들었다. 평일은 밤 10시부터 11시 반까지만, 주말은 오전 2시간. 그 바깥에서는 안 켠다. 대신 그 안에서는 다른 생각을 안 하기로 했다.

이 규칙을 만들고 나서 죄책감이 거의 사라졌다. 시간을 정하지 않으면 모든 시간이 후보가 된다. 모든 시간이 후보가 되면 어느 시간에 해도 다른 걸 안 한 기분이 든다. 이건 게임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6개월 동안 확인한 것

  • 118시간 중 혼자 한 시간이 116시간이다. 온라인 멀티플레이는 2시간밖에 안 했다. PS Plus 에센셜 86,400원의 상당 부분은 사실상 안 쓴 돈이다
  • 게임 6종 중 끝까지 한 건 2종이다. 나머지 4종 중 3종은 평균 3시간에서 멈췄다
  • 세일을 기다리는 습관이 붙었다. 사고 싶은 게 생기면 위시리스트에 넣고 알림만 켜둔다
  • 수면 시간은 줄지 않았다. 11시 반 규칙 덕분이다

Action Plan — 10월부터는 이렇게 한다

기록을 정리하고 정한 다음 행동은 세 가지다.

첫째, PS Plus를 에센셜에서 해지하고 월 단위로 바꾼다. 온라인 멀티를 6개월에 2시간 했다. 12개월권 86,400원은 내 사용 패턴에 맞지 않는다. 필요한 달에만 10,800원을 내는 쪽이 싸다. 연간으로 보면 두세 달만 써도 5만 원 넘게 남는다.

둘째, 새 게임은 다 끝낸 다음에만 산다. 6종 중 3종이 3시간에서 멈춘 건 쌓아두고 샀기 때문이다. 세일이 아까워서 담는 게 결국 제일 비싼 소비였다. 정가 대비 175,000원을 아꼈다고 적었지만 손도 안 댄 3종 값 99,500원을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

셋째, 기기는 당분간 사지 않는다. 스위치 2도 스팀덱도 올해 값이 올랐다. 내가 6개월 동안 확인한 건 거실 TV 앞 두 시간이 내가 쓸 수 있는 전부라는 사실이다. 휴대용을 사도 쓸 자리가 없다.

정리하면 이렇다. 3년 묵은 기기를 다시 켜는 데 312,400원이 들었고 118시간을 썼다. 새로 시작했으면 최소 944,400원이었다. 이 차이는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안 버렸기 때문에 생겼다. 10월부터의 목표는 시간을 늘리는 게 아니라 밤 11시 반 규칙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몇 년 동안 안 켠 PS5, 그냥 켜면 바로 되나요?

대체로 됩니다. 저는 2년 2개월 만에 켰는데 본체는 정상이었어요. 다만 시간이 걸립니다. 시스템 업데이트 38분, 설치돼 있던 게임 패치 52분을 포함해 실제로 게임 화면이 뜰 때까지 1시간 47분이 걸렸습니다. 주말 낮에 전원만 먼저 켜두고 저녁에 앉는 쪽을 권해요. 컨트롤러는 완전 방전 상태였는데 2시간 충전하니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2026년에 PS5 새로 사는 게 맞을까요, 스위치 2가 나을까요?

플레이 장소로 나누시면 됩니다. 2026년 9월 기준 PS5 디지털 에디션이 858,000원, 닌텐도 스위치 2가 758,000원입니다. 가격 차이는 10만 원이니 이걸로 고르기는 애매해요. 저는 6개월 동안 63회를 전부 거실 TV 앞에서 했고 이동 중에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출퇴근길이나 침대에서 할 생각이면 스위치 2, TV 앞에 앉는 시간이 확보되면 PS5가 맞습니다.

PS Plus는 꼭 구독해야 하나요?

온라인 멀티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필수가 아닙니다. 저는 에센셜 12개월권을 86,400원에 결제했는데 6개월 동안 온라인으로 쓴 시간이 2시간이었어요. 매달 주는 무료 게임 때문에 유지했지만 계산해보면 손해였습니다. 혼자 하는 싱글 게임 위주라면 필요한 달에만 월 10,800원으로 끊는 쪽이 낫습니다.

게임 세일은 언제 사는 게 제일 싼가요?

저는 위시리스트 알림만 켜두고 기다렸습니다. 6종을 평균 35,667원에 샀는데 정가 합계는 389,000원이었어요. 출시 3~4년이 지난 게임은 대부분 60~70% 할인 구간에 들어옵니다. 다만 주의할 게 있어요. 싸다고 담으면 안 하게 됩니다. 제가 산 6종 중 3종이 평균 3시간에서 멈췄고 거기 들어간 돈이 99,500원입니다.

30대에 게임하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는데 어떻게 하셨나요?

시간을 정하니까 해결됐습니다. 평일 밤 10시부터 11시 반까지, 주말 오전 2시간으로 못 박았어요. 그 바깥에서는 안 켜고 그 안에서는 다른 생각을 안 합니다. 시간을 정하지 않으면 모든 시간이 후보가 되고 어느 시간에 해도 다른 걸 안 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수면 시간도 이 규칙 덕분에 줄지 않았습니다.

시간당 비용으로 따지면 게임이 비싼 취미인가요?

제 기록으로는 아니었습니다. 6개월 312,400원에 118시간이니 시간당 2,647원이에요.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시간당 1,976원이었습니다. 차이가 크지 않았어요. 기기를 새로 사는 경우라면 달라집니다. 858,000원짜리 본체를 사고 같은 118시간을 하면 시간당 8,000원이 넘어갑니다. 결국 얼마나 오래 쓰느냐가 단가를 정합니다.

정리 — 3년 묵은 콘솔을 다시 켠 6개월의 결론

6개월 118시간을 기록하고 내린 결론은 취미의 비용은 기기값이 아니라 시간당 단가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312,400원을 118시간에 나눈 2,647원이 내가 실제로 지불한 값이고, 새로 샀다면 이 숫자가 세 배가 됐을 것이다.

2026년은 콘솔을 새로 사기 좋은 해가 아니다. PS5는 5월에 최대 43% 올랐고 스위치 2는 9월에 11만 원, 스팀덱은 6월에 최대 53만 원이 올랐다. 반대로 3~5년 전에 산 기기를 갖고 있다면 지금이 가장 유리한 시점이다. 그 시절 게임들이 세일 구간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3년을 안 켠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켜기까지의 동작이 많아서였다. 절전 모드로 바꾸고 케이블을 고정하고 TV 입력 기본값을 뒤집는 데 10분이 걸렸고, 그 10분이 플레이 시간을 두 배로 만들었다. 안 하게 된 취미가 있다면 의지를 의심하기 전에 준비 동작의 개수를 세어보는 편이 빠르다.

국내 가격과 구독 요금은 PlayStation 공식 블로그와 한국닌텐도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