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VOO·QQQ 적립식 투자 1년, 숫자로 돌아보다
Today's Memo> "수익률보다 버틴 시간이 먼저다."
Fact — 있었던 일
작년 이맘때쯤 계좌를 열었다. 정확히는 1년 3개월 전이다.
계기는 단순했다. 은행 적금 이율이 3%대로 내려오는 걸 보고, 이 돈을 그냥 묵혀두는 게 맞나 싶었다. 주변에서 미국 ETF 얘기가 나올 때마다 흘려들었는데, 어느 날 밤 유튜브 알고리즘이 슈카 영상을 하나 던져줬고, 그걸 두 시간 연속으로 봤다.
다음날 증권사 앱 깔고 환전했다. 처음엔 VOO에만 월 30만 원. 세 달 뒤부터 QQQ 20만 원 추가.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1년 3개월 동안 총 투자 원금은 약 810만 원이다. 환율 평균 1,350원 기준으로 계산한 숫자다. 현재 평가금액은 약 1,074만 원. 수익률은 약 32%다. 원화 기준이라 환율 영향이 포함돼 있다.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이 올라준 덕을 봤다는 걸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ETF 자체 수익도 있었다. VOO가 추종하는 S&P 500은 2024년 한 해 동안 약 25% 올랐다. 2025년 들어서도 17% 정도 상승 중이다. QQQ는 나스닥 100을 추종하기 때문에 기술주 비중이 53% 정도 된다. 더 많이 올랐고, 더 많이 흔들렸다.
중간에 한 번 마이너스를 찍었다. 2024년 하반기였다. 평가금액이 원금보다 약 9% 아래로 내려간 시점이 있었다. 2주 정도 유지됐다.
내 포트폴리오는 지금 VOO와 QQQ를 6대4 비중으로 들고 있다. 매달 각각 자동이체로 30만 원, 20만 원씩 매수되고 있다. 리밸런싱은 지금까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Feeling & Insight — 느낀 것들
마이너스 구간에서 든 생각이 뭔지 기억한다.
'지금 팔면 얼마 잃는 거지'를 매일 계산했다. 이게 사람을 이상하게 만든다는 걸 그때 알았다. 주가 화면을 하루에 대여섯 번 켰다가 껐다가 했고, 뉴스 헤드라인이 조금만 안 좋아도 이유를 거기서 찾으려 했다. 구글 검색에 "S&P 500 더 떨어지나"를 진지하게 쳤다. 결국 찾은 건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의견들뿐이었다.
결국 팔지 않았다. 특별한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자동이체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매달 이체되는 날이 오면 그냥 매수가 됐다. 내가 감정을 다스린 게 아니라, 감정이 개입할 구조가 없었던 거다. 나중에 돌아보면 이게 제일 잘한 설계였다고 생각한다.
그 마이너스 구간에서 샀던 물량이 지금 수익률을 견인하고 있다. 가장 싸게 산 게 그때였다. 알면서도 그때는 불안했다는 게, 생각해보면 좀 우습다.
VOO와 QQQ의 차이를 몸으로 느낀 것도 이 기간이었다. 같은 날 시장이 빠질 때 QQQ가 더 많이 빠졌다. 기술주 비중이 높으니 당연한 건데, 눈으로 보는 게 데이터로 보는 것보다 훨씬 세게 들어온다. 숫자로 알던 것과 실제 계좌 숫자로 보는 것은 다른 경험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QQQ가 더 많이 흔들린다는 걸 직접 겪었다.
지금 6대4 비중이 나한테 맞다는 걸 이번 1년이 알려줬다. QQQ 비중이 더 높으면 떨어질 때 심리적으로 감당하기가 어렵다. 이건 수익률 계산이 아니라 내 멘탈의 한계 얘기다.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비중과, 내가 유지할 수 있는 비중은 다르다. 후자를 선택하는 게 맞다. 팔지 않아야 수익이 실현되는 거니까.
몇 가지 생각이 이번 1년을 통해 정리됐다.
첫째, 적립식 투자(DCA)의 핵심은 '안 파는 것'이다. 분산 매수의 수학적 이점도 있지만, 그보다 공포 매도를 막는 구조를 만든다는 게 더 크게 작동했다. 자동이체 설정이라는 단순한 행동이 1년 내내 감정을 통제해줬다.
둘째, 환율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다. 1,350원에 환전한 게 운이 좋았던 건지, 앞으로 환율이 내려가면 수익률이 어떻게 바뀌는 건지 여전히 잘 모른다. 그냥 월 고정액으로 환전하고 매수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환율 타이밍을 잡으려 했다가 그냥 기회비용만 날릴 것 같아서 처음부터 신경 안 쓰기로 했다.
셋째, 유튜브 알고리즘이 ETF 영상을 밀어줄 때는 시장이 오를 때다. 떨어질 때 그 영상들은 사라지고 '폭락 온다', '지금 팔아야 한다' 영상들이 피드를 채운다. 피드 자체가 시장 심리를 따라간다. 이걸 알고 있으면 조금 덜 흔들린다.
넷째, 투자 계좌를 자주 보는 게 생산적인 행동이 아니다. 매일 확인하든 매달 확인하든 자동이체는 그냥 이뤄지고 매수는 그냥 된다. 그런데 자꾸 보면 손대고 싶어진다. 리밸런싱이라는 명목으로 괜히 비중을 바꾸거나, 더 넣어야 하나를 계산하기 시작한다. 이게 오히려 수익률을 갉아먹는다는 걸 이번에 배웠다.
Action Plan — 다음 행동
투자 계좌 확인을 분기 1회로 줄인다.
매달 수익률 체크가 버릇이 됐는데, 그게 실제로 아무런 도움이 안 됐다는 걸 1년이 증명해줬다. 불안감을 키우거나 괜히 손댈 이유를 만드는 게 전부였다.
다음 달부터 VOO·QQQ 자동이체 금액을 각각 5만 원씩 올린다. 연봉이 조금 오른 만큼 투자 금액도 비례해서 늘리는 게 맞는 것 같다. 생활비 먼저 고정하고 남는 금액을 투자에 넣는 방식이 아니라, 투자 금액을 먼저 빼고 나머지로 사는 구조를 만들어놓는 게 지속하는 데 낫더라.
그게 전부다. 특별한 계획 없다. 그냥 계속 넣는 것.
1년 전 나한테 하고 싶은 말
투자를 시작할 때 제일 많이 한 실수가 뭔지 돌아봤다.
계좌 너무 자주 봤다는 것. 이건 앞에서도 썼지만, 진짜로 이게 제일 큰 실수였다. 매일 주가 확인하는 게 어떤 정보도 주지 않는다. 그냥 불안감만 올라간다. 주가는 내가 봐서 올라가거나 내려가지 않는다.
환전을 한꺼번에 많이 해두지 않은 것. 나는 매달 그달치만 환전했는데, 환율이 낮았을 때 좀 더 사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근데 이것도 결과론이다. 환율이 올라갈지 내려갈지 그때도 몰랐고 지금도 모른다. 그냥 정기 환전이 제일 깔끔하다.
세금 공부를 너무 늦게 한 것. 처음 매수할 때 세금 구조를 제대로 몰랐다. 나중에 알았는데, 연간 양도차익 250만 원까지는 비과세라는 걸 알았으면 처음부터 연말에 손익 통산을 염두에 두고 운용했을 것 같다. 처음 시작할 때 양도세 계산법, 배당소득 원천징수 구조 정도는 한 번 읽어두는 게 낫다.
그리고 너무 많은 정보를 찾으려 했다는 것. 어떤 ETF가 좋은지, 언제 사야 하는지, 지금 고점인지를 판단하려고 유튜브, 블로그, 커뮤니티를 돌아다녔다. 결국 아무것도 확실한 답을 주지 않았고, 오히려 더 헷갈렸다. VOO나 QQQ처럼 장기 우상향 근거가 명확한 ETF를 골랐으면, 그 다음은 매달 사는 것 말고 결정할 게 없다. 정보 탐색에 쓰는 시간이 의사결정을 더 좋게 만들어주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다.
1년 지나서 돌아보면, 제일 잘한 결정은 자동이체 설정이었다. 그 하나가 다른 모든 실수를 만회해줬다.
지금 시작하려는 분들한테 한 줄씩
첫째, 잃어도 생활에 지장 없는 금액부터 시작해라. 투자 금액이 클수록 멘탈이 먼저 흔들린다. 첫 달 매수 금액보다 몇 년 동안 유지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
둘째, 자동이체 설정하고 잊어라. 계좌 자주 들여다보는 습관이 수익률을 갉아먹는다. 분기에 한 번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셋째, 떨어질 때 팔지 마라. 당연한 말인데, 막상 계좌가 마이너스이면 손이 간다. 그게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래서 애초에 손댈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두는 게 맞다.
넷째, VOO 하나로 시작해도 충분하다. QQQ, 섹터 ETF, 테마 ETF 나중에 추가해도 된다. 처음에 너무 많은 상품을 쪼개면 관리 피로도가 올라간다.
다섯째, 레버리지 ETF는 적립식에 맞지 않는다. TQQQ 같은 3배 레버리지는 장기 보유하면 변동성 감소 현상으로 원금이 줄어들 수 있다. 적립식 투자에는 쓰지 않는 게 맞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10년 유지가 목표다. 30대 중반 시작해서 40대 중반까지. 그 시점에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돼 있을지 지금은 모른다.
목표 금액 같은 걸 구체적으로 정해두지 않았다. 금액 목표를 정해두면 그게 달성됐을 때 팔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계속 고민하게 될 것 같았다. 그냥 넣는 것 자체가 목표다. 생활에 지장 없는 선에서 꾸준히 넣는 것.
지금 들고 있는 VOO와 QQQ를 바꿀 계획은 없다. 두 상품 모두 장기 우상향 근거가 충분하고, 운용보수도 낮은 편이고, 추종 지수가 분명하다. 이것보다 더 좋은 선택지를 찾겠다고 이것저것 갈아타다 보면 오히려 수익률이 나빠진다는 걸 여러 사람의 경험에서 봤다. 갈아타는 것 자체가 비용이고 리스크다.
한 가지 변수가 있다면 환율이다. 앞으로 원화가 많이 강세로 돌아선다면 원화 기준 수익률이 줄어들 수 있다. 그게 얼마나 될지 모르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감수하는 변수다. 환율 걱정을 너무 크게 잡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다. 나는 금융 전문가가 아니고, 위에 쓴 수익률도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그냥 35살 직장인이 1년 조금 넘게 해온 경험을 적은 것뿐이다.
투자는 본인 책임이다.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전문가들도 틀린다. 2022년에 폭락 온다고 했다가 2023년에 S&P 500이 26% 올랐고, 반대로 고점이라고 했던 시점에서 또 올라간 경우도 많다. 과거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말이 뻔하게 들려도, 이걸 몸으로 체감하려면 한 번쯤은 직접 겪어봐야 한다. 나는 1년이 지나서야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 알 것 같다. 다음 1년은 어떨지 모른다. 그냥 계속 넣는다. 그 판단은 10년 뒤에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은 그냥 자동이체 금액을 확인하고, 이 글을 마무리하는 게 오늘 할 일의 전부다. 별로 거창하지 않다. 아마 그게 맞는 것 같다.
자주 받은 질문에 답하면
주변에서 ETF 투자한다고 하면 꼭 받는 질문들이 있다. 반복되는 것들만 정리한다.
어디서 사냐고 물어본다. 나는 키움증권 썼다. 환율 우대 최대 95%까지 해줬고, 수수료가 낮은 편이다. 처음이라면 미래에셋이나 삼성증권도 나쁘지 않다. 삼성증권은 앱이 직관적이라서 해외 주식 처음 접하는 사람한테 편하다. 사실 어느 증권사를 쓰느냐보다 자동이체를 설정해서 매달 빠져나가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지금 사도 되냐고 묻는다. 모른다. 고점인지 저점인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 사도 되냐는 질문은 결국 내가 타이밍을 예측할 수 있냐는 질문인데, 그건 나도 못하고 전문가도 못한다. 적립식이라는 건 타이밍을 포기하는 대신 평균 단가를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그래서 "지금 사도 되냐"보다 "꾸준히 넣을 수 있냐"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
얼마나 넣어야 하냐고 묻는다. 이건 정답이 없다. 내가 처음에 월 30만 원으로 시작한 건, 잃어도 한 달 생활에 지장이 없는 금액이 그 정도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잃어도 괜찮은 금액으로 시작하는 게 맞다. 투자 금액보다 멘탈이 먼저다. 100만 원 넣다가 마이너스에 못 버티고 파는 것보다, 30만 원 넣고 10년 버티는 게 훨씬 낫다.
연금저축이나 IRP랑 같이 운용하면 어떠냐고도 묻는다. 나는 IRP로 미국 S&P500 추종 국내 상장 ETF를 따로 넣고 있다. TIGER 미국S&P500 같은 상품이다. 세액공제 혜택이 있고 과세이연 효과도 있어서 장기 관점에서 병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다만 IRP는 중도 인출이 어렵기 때문에 유동성이 필요한 돈은 거기 넣지 않는 게 맞다.
국내 상장 ETF로 살 수도 있지 않냐고 한다. 맞다. TIGER 미국S&P500, KODEX 나스닥100 같은 상품이 있고 환전 없이 원화로 살 수 있다. 운용보수가 0.07~0.1% 정도라서 VOO(0.03%)보다 약간 높긴 하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소액이거나 환전이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국내 상장 ETF로 시작하는 것도 나쁜 선택이 아니다.
참고 — VOO와 QQQ, 기초만 정리하면
한 줄 정의부터.
VOO는 뱅가드가 운용하는 S&P 500 추종 ETF다. 미국 상위 500개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운용보수가 연 0.03%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술주 외에도 금융, 헬스케어, 산업재, 소비재 등이 골고루 담겨 있다.
QQQ는 인베스코가 운용하는 나스닥 100 추종 ETF다. 미국 기술주 상위 101개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운용보수는 연 0.20%로 VOO보다 높다.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주 비중이 53%에 달한다.
10년 장기 연평균 수익률(CAGR) 기준으로 QQQ가 약 19%, VOO가 약 14%다. QQQ가 더 많이 올랐지만, 2022년 나스닥이 -32% 빠질 때 QQQ도 그만큼 빠졌다. VOO는 같은 기간 -18% 정도였다. 성장성과 변동성이 함께 큰 게 QQQ, 안정적으로 우상향하는 게 VOO다.
처음 시작하는 분들한테는 VOO 단독으로 시작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QQQ는 기술주 장세가 왔을 때 더 많이 오르는 대신, 기술주가 빠질 때 더 많이 흔들린다. 이 변동성을 버텨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 다음에 비중을 늘리는 게 순서가 맞다.
10년 장기 연평균 수익률로 비교하면 QQQ가 약 19%, VOO가 약 14%다. 수치만 보면 QQQ가 당연히 더 좋아 보인다. 근데 그 차이를 얻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변동성이 있다. 2022년에 QQQ는 -32%까지 빠졌다. 그 구간을 버티지 못하고 팔았다면 수익률 비교는 의미가 없어진다. 결국 수익률 비교보다 어느 쪽의 흔들림을 내가 더 잘 버틸 수 있느냐가 더 현실적인 기준이다.
세금 관련해서 한 가지만 정리하면, 해외 주식 매매 차익은 연간 250만 원까지 비과세이고 초과분에 22%가 부과된다. 연말에 다른 해외 주식 손익과 통산이 가능하다. 배당은 미국에서 15%가 원천징수되고 국내 세율과 거의 같아서 이중과세 문제는 크게 없다. 연 금융소득 합계가 2천만 원을 넘으면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 된다. 나는 아직 그 수준이 아니라서 신고 이슈는 없었다. 2천만 원 초과가 걱정된다면 회계사나 세무사 한 번 찾아가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