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Memo
유튜브 앱에서 시청 시간을 처음 확인했다. 주 평균 14시간 20분이었다. 하루 두 시간이다. 구독 채널은 152개인데 그중 최근 한 달 안에 영상을 본 채널은 19개였다. 6주 동안 알고리즘을 정리했고 주 평균은 6시간 40분이 됐다. 줄어든 건 시간만이 아니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정리하려면 시청 기록과 검색 기록을 같이 지워야 한다. 시청 기록만 지우면 검색어를 근거로 예전 취향의 영상이 계속 추천된다. 이게 6주 동안 내가 가장 늦게 안 사실이고 첫 2주를 날린 이유다.
35세, 직장 8년 차. 퇴근하고 침대에서 유튜브를 켜는 게 오래된 습관이었다. 숫자는 전부 내 계정에서 뽑은 실제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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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 — 내 피드에 무엇이 있었고 6주 동안 무엇을 했나
먼저 숫자를 확인했다
유튜브 앱 프로필 사진을 누르면 시청 시간 항목이 있다. 오늘, 어제, 지난 7일, 일 평균이 나온다. 나는 이 화면이 있는 줄도 몰랐다.
첫 확인일 기준 지난 7일이 14시간 20분이었다. 일 평균 2시간 2분이다. 같은 날 PC에서 myactivity.google.com에 들어가 유튜브 기록을 열었다. 최근 30일 시청 항목이 1,100건이 넘었다. 쇼츠가 섞여서 건수가 부풀려진 것이지만 그 사실 자체가 문제였다.
구독 152개 중 실제로 보는 건 19개였다
구독 목록을 엑셀에 옮겼다. 152개였다. 채널별로 최근 시청일을 적는 건 불가능해서 대신 반대로 했다. 지난 30일 시청 기록에 등장한 채널만 추려냈다. 19개였다.
나머지 133개는 몇 년 전에 한 번 보고 구독을 누른 채널들이다. 그런데 이게 그냥 방치된 게 아니었다. 구독은 알고리즘의 입력값이라서 안 보는 채널도 내 취향 신호로 계속 계산된다.
19개를 내용별로 나눠보니 이랬다.
| 분류 | 채널 수 | 30일 시청 비중 |
|---|---|---|
| 경제·주식 해설 | 4 | 31% |
| 캠핑·차박 브이로그 | 3 | 24% |
| IT 기기 리뷰 | 3 | 14% |
| 시사·이슈 요약 | 5 | 19% |
| 기타(음악, 요리 등) | 4 | 12% |
경제 채널과 캠핑 채널이 절반을 넘는다. 둘 다 내가 좋아하는 주제는 맞다. 문제는 경제 채널 비중 31% 중에서 내가 실제로 끝까지 본 영상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목만 보고 열었다가 3분쯤 보고 닫은 게 대부분이었다.
유튜브 프리미엄 본전을 다시 계산했다
정리하면서 구독료도 같이 봤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월 14,900원에 쓰고 있다. 3년쯤 됐다.
시청 시간이 주 14시간일 때는 시간당 240원꼴이었다. 6시간 40분으로 줄어든 지금은 시간당 515원이다. 두 배가 됐다. 숫자만 보면 해지가 맞다.
그런데 해지는 안 했다. 이유는 두 개다. 하나는 음악이다. 출퇴근 왕복 1시간 20분 동안 유튜브 뮤직을 쓰는데 이건 시청 시간 통계에 안 잡힌다. 다른 하나는 광고다. 광고가 다시 붙으면 영상 하나를 볼 때 체류 시간이 늘어나는 구조가 돌아온다. 6주 동안 줄인 걸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대신 계산 기준을 바꿨다. 영상 시청 시간이 아니라 음악 재생 시간까지 합쳐서 시간당 단가를 본다. 그러면 월 40시간 언저리라 시간당 370원이다. 이 정도면 유지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알고리즘이 무엇을 보는지 확인했다
구글 공식 설명을 읽었다. 유튜브 추천 시스템은 시청 기록, 검색 기록, 좋아요와 싫어요, 구독, 관심 없음 표시, 그리고 영상별 체류 시간을 입력으로 쓴다. 만족도 설문 응답도 들어간다.
여기서 중요한 건 체류 시간이다. 끝까지 안 봐도 3분을 봤으면 3분어치 신호가 들어간다. 나는 그동안 "안 끝까지 봤으니 취향으로 안 잡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틀렸다. 내 피드가 경제 썸네일로 도배된 이유가 이거였다.
6주 동안 한 일
순서대로 적는다. 효과가 있었던 것과 없었던 것이 갈린다.
1주차에는 시청 기록만 삭제했다. 유튜브 설정에서 기록 삭제를 누르고 전체 기간을 골랐다. 결과는 거의 없었다. 이틀 만에 비슷한 영상이 다시 떴다.
2주차에 원인을 찾았다. 검색 기록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myactivity.google.com에서 유튜브 검색 기록을 따로 지워야 한다. 두 개를 같이 지우고 나서야 홈 화면이 실제로 바뀌었다. 이틀 정도는 아예 낯선 영상만 떴다.
3주차에는 구독을 정리했다. 152개에서 24개로 줄였다. 19개에 다시 볼 것 같은 5개를 더했다. 이게 6주 중 체감이 가장 컸다.
4주차에는 채널 추천 안 함을 썼다. 홈에 뜨는 영상 오른쪽 점 세 개를 누르면 나온다. 관심 없음보다 이쪽이 세다. 관심 없음은 그 영상 하나만 빼지만 채널 추천 안 함은 비슷한 채널군의 비중까지 줄인다. 2주 동안 41번 눌렀다.
5주차에는 쇼츠를 껐다. 홈 화면의 쇼츠 섹션은 점 세 개를 눌러 일정 기간 숨길수 있다. 앱을 열자마자 세로 영상이 재생되는 구조가 사라지니까 체류 시간이 확 줄었다.
6주차에는 시청 기록 일시중지를 시험했다. 3일 해보고 껐다. 추천이 아예 안 뜨는 건 편했지만 이어 보기가 사라져서 불편했다. 나한테는 안 맞았다.
남긴 채널과 지운 채널의 기준
정리 기준을 정하는 데 이틀이 걸렸다. 처음엔 "최근 30일에 본 채널만 남긴다"로 잡았는데 그러면 분기마다 한 번 올라오는 채널이 전부 잘려 나갔다. 그래서 기준을 두 개로 나눴다.
첫째, 지난 30일 시청 기록에 있으면 무조건 남긴다. 19개가 여기 해당했다.
둘째, 30일에 없더라도 올해 안에 영상을 열어본 적이 있고 지금도 새 영상이 뜨면 보겠다 싶으면 남긴다. 5개가 여기 해당했다. 경제 해설 채널 두 곳과 캠핑 장비 리뷰 한 곳, 그리고 반년에 한 번 올라오는 다큐 채널 두 곳이다.
이 기준으로 걸러내니 나머지 128개는 망설일 게 없었다. 구독 해지 자체는 10분이면 끝난다. 시간이 걸린 건 기준을 정하는 쪽이었다.
경제 채널은 4개 중 2개를 지웠다. 남긴 둘은 편집이 길고 호흡이 느린 쪽이고, 지운 둘은 제목이 자극적이고 5분 안에 결론이 나오는 쪽이었다. 이 구분이 내 피드에서 가장 큰 차이를 만들었다.
알림을 끈 게 마지막 조치였다
6주 실험이 끝나고 한 가지를 더 했다. 알림이다.
구독을 24개로 줄였는데도 하루에 알림이 8~9개씩 왔다. 확인해보니 예전에 종 모양을 전체로 눌러둔 채널이 여섯 개였다. 알림이 오면 앱을 연다. 앱을 열면 홈 화면을 본다. 홈 화면을 보면 볼 생각 없던 영상을 누른다. 하루 앱 실행 11회의 상당 부분이 여기서 나왔다고 본다.
여섯 개를 전부 맞춤 설정으로 바꿨다. 유튜브 설정의 알림 항목에서 구독 알림과 추천 동영상 알림을 따로 끌 수 있다. 추천 동영상 알림은 아예 껐다. 이걸 켜둔 줄도 몰랐다.
알림을 정리한 다음 주 앱 실행 횟수는 하루 평균 4회로 떨어졌다. 시청 시간은 크게 안 변했다. 대신 열었다가 닫는 헛수고가 줄었다.
주차별 시청 시간
| 주차 | 주 시청 시간 | 조치 |
|---|---|---|
| 0주(측정) | 14시간 20분 | — |
| 1주 | 13시간 50분 | 시청 기록만 삭제 |
| 2주 | 10시간 05분 | 검색 기록 같이 삭제 |
| 3주 | 8시간 30분 | 구독 152개 → 24개 |
| 4주 | 7시간 15분 | 채널 추천 안 함 41회 |
| 5주 | 6시간 20분 | 홈 쇼츠 숨김 |
| 6주 | 6시간 40분 | 기록 일시중지 3일 후 해제 |
14시간 20분에서 6시간 40분이다. 53% 줄었다. 가장 큰 폭은 2주차와 3주차에서 나왔다.
Feeling & Insight — 문제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입구였다
6주를 마치고 든 생각은 하나였다. 나는 유튜브가 나를 붙잡아 둔다고 생각했는데 기록을 보니 들어간 횟수 자체가 많았다. 하루 평균 앱 실행이 11회였다. 한 번에 오래 본 게 아니라 자주 열었다.
그래서 시간이 줄어든 진짜 이유도 알고리즘 조정이 아니었던 것 같다. 홈 화면에 볼 게 없어지니까 열었다가 그냥 닫는 일이 늘었다. 3주차 이후로 "열었는데 볼 게 없네" 하고 닫은 날이 많았고 그게 숫자로 나타났다.
불편한 발견도 있었다. 구독 152개를 지우면서 목록을 하나씩 봤는데 내가 무엇에 관심 있었는지가 시기별로 다 남아 있었다. 2021년에 몰아서 구독한 주식 채널 11개, 2023년에 구독한 홈트레이닝 채널 6개, 작년에 구독한 자격증 강의 채널 4개. 셋 다 지금은 안 본다. 구독은 관심의 기록이 아니라 시작했다가 그만둔 것들의 목록에 가까웠다.
그리고 캠핑 채널은 안 지웠다. 3개 다 남겼다. 나는 캠핑을 1년에 두 번쯤 가는데 영상은 매주 본다. 이걸 정리 대상으로 볼지 아니면 그냥 취미로 볼지 한참 고민했다. 결론은 남기는 쪽이었다. 시간을 줄이는 게 목적이지 좋아하는 걸 없애는 게 목적은 아니었다.
한 가지 더. 시청 시간이 줄어든 자리에 뭔가 대단한 게 들어오진 않았다. 책을 더 읽지도 않았고 운동을 더 하지도 않았다. 그 시간의 상당 부분은 그냥 더 일찍 잔 시간이 됐다. 평일 취침 시간이 평균 40분 당겨졌다. 이정도면 충분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피드에 무엇이 남았는지도 적어둔다. 6주 뒤 홈 화면 첫 12개는 경제 해설 3개, 캠핑 영상 3개, IT 리뷰 2개, 다큐 2개, 음악 2개였다. 예전에는 같은 자리가 경제 썸네일 7개로 채워져 있었다. 종류가 줄어서 좋아진 게 아니라 종류가 늘어서 좋아졌다.
그리고 한 가지, 정리 전에는 알고리즘이 내 취향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지금 보면 알고리즘은 내 취향이 아니라 내가 클릭한 것을 알고 있었다. 둘은 같지 않다. 나는 자극적인 제목을 클릭하지만 그걸 좋아하진 않는다. 알고리즘은 그 차이를 구분할 방법이 없다. 구분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이 기록을 쓰면서 6주 전 내 홈 화면 캡처를 다시 봤다. 썸네일 제목만 옮겨 적으면 이렇다. "지금 팔아야 하는 이유", "이 종목만 남았다", "아무도 말 안 하는 진실". 세 개 다 내가 클릭했던 영상이다. 그때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홈 화면에는 그런 제목이 없다. 없어지니까 비로소 그게 얼마나 많았는지 보인다. 6주 동안 얻은 것 중에 이게 제일 크다고 생각한다.
Action Plan — 다음 달까지 할 일
세 가지만 남겼다.
첫째, 구독 24개를 분기마다 다시 본다. 한 번 정리하면 끝이 아니라 또 늘어난다. 6주 동안에도 3개가 늘었다.
둘째, 홈 화면 대신 구독 탭을 기본으로 쓴다. 안드로이드는 기본 탭을 바꿀 수 없어서 대신 홈에서 바로 구독 탭을 누르는 습관을 들이는 중이다.
셋째, 월 1회 시청 시간을 기록에 남긴다. 가계부 옆 칸에 적기로 했다.
매달 1일 가계부를 쓸 때 유튜브 시청 시간 주 평균을 같은 시트에 적는다.
자주 묻는 질문
유튜브 알고리즘을 초기화하려면 무엇을 지워야 하나요?
시청 기록과 검색 기록을 함께 지워야 합니다. 유튜브 설정에서 시청 기록만 지우면 검색어가 그대로 남아 예전 취향의 영상이 계속 추천됩니다. myactivity.google.com에 들어가 유튜브 항목을 열고 전체 기간을 선택해 두 가지를 같이 삭제하는 게 확실합니다. 저는 시청 기록만 지운 첫 주에 아무 변화가 없어서 일주일을 헛되게 썼습니다.
시청 기록 일시중지와 삭제 중 무엇이 나은가요?
대부분의 경우 삭제 쪽이 낫습니다. 일시중지는 추천이 거의 끊기는 대신 이어 보기와 시청 목록 기능이 같이 사라집니다. 저는 3일 해보고 껐습니다. 알고리즘을 완전히 끊고 구독 채널만 보겠다는 목적이 분명하다면 일시중지가 맞고, 추천은 받되 방향만 바꾸고 싶다면 삭제 후 다시 쌓는 편이 실용적입니다.
관심 없음과 채널 추천 안 함은 무엇이 다른가요?
적용 범위가 다릅니다. 관심 없음은 그 영상 한 편을 추천에서 빼는 수준이지만 채널 추천 안 함은 해당 채널과 비슷한 성격의 채널 비중까지 줄입니다. 홈 화면 영상 오른쪽 점 세 개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저는 6주 중 2주 동안 채널 추천 안 함을 41번 눌렀고 그 뒤로 홈 화면 구성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구독 채널을 정리하면 추천이 정말 달라지나요?
달라집니다. 구독은 알고리즘의 입력값이라 보지 않는 채널도 취향 신호로 계속 쓰입니다. 저는 152개를 24개로 줄였고 그 주에 주 시청 시간이 10시간에서 8시간 30분으로 떨어졌습니다. 6주 실험 중 단일 조치로는 효과가 가장 컸습니다. 최근 30일 시청 기록에 등장한 채널만 남기는 방식으로 고르면 판단이 빠릅니다.
영상을 끝까지 안 보면 알고리즘에 안 잡히나요?
잡힙니다. 유튜브는 완시청 여부가 아니라 영상별 체류 시간을 신호로 씁니다. 3분만 보고 닫아도 3분어치가 들어갑니다. 제 피드가 경제 채널 썸네일로 채워졌던 이유가 이것이었는데요. 실제로 끝까지 본 영상은 적은데 열어본 횟수가 많았습니다. 보고 싶지 않은 주제라면 열지 않는 게 유일한 방법입니다.
쇼츠 때문에 시간이 새는데 끌 수 있나요?
완전히 삭제할 수는 없지만 홈 화면의 쇼츠 섹션은 숨길 수 있습니다. 섹션 오른쪽 점 세 개를 누르면 일정 기간 숨기는 항목이 나옵니다. 기간이 지나면 다시 나타나므로 반복해서 눌러야 합니다. 저는 5주차에 이걸 적용했고 그 주에 시청 시간이 7시간 15분에서 6시간 20분으로 줄었습니다.
결론 — 유튜브 알고리즘 정리, 6주 기록 요약
정리하면 이렇다. 주 시청 시간 14시간 20분에서 6시간 40분, 53% 감소. 구독 152개에서 24개. 효과가 컸던 순서는 검색 기록 동시 삭제, 구독 정리, 채널 추천 안 함, 쇼츠 숨김이었다. 시청 기록만 지우는 건 사실상 효과가 없었고 기록 일시중지는 나한테 안 맞았다.
알고리즘을 정리한다는 말이 처음엔 거창하게 들렸는데 해보니 별게 아니었다. 기록 두 개를 지우고 안 보는 구독을 끊는 일이 전부다. 시간은 한 시간이면 된다. 6주가 걸린 이유는 방법을 몰라서였지 어려워서가 아니다.
남는 건 시간이 아니라 목록이다. 구독 152개를 훑으면서 내가 무엇을 시작했다가 그만뒀는지 전부 다시 봤다. 그 목록이 시청 시간 숫자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줄어든 시간의 대부분은 더 일찍 잔 시간이 됐고 나는 그걸로 됬다고 생각한다.
기록 삭제와 추천 관리 방법은 유튜브 공식 도움말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남의 방법보다 내 시청 시간 화면이 먼저다. 숫자를 한 번 보고 나면 그다음은 알아서 굴러간다.